최병관의 기억 속의 염전 (12)
인천의 문화/최병관의 기억의 염전
2007-01-25 01:31:17
최병관의 기억 속의 염전 (12)
어느 날 나는 아래층에 사는 주자 ‘병오’에게 속아 노란 계란을 홀짝이더니 토피로 바꿔서 같이 먹었다. 아버지가 알았더라면 한 마리가 병이 나서 알을 낳지 못한다고 했을 것이다.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소용없었다. 아버지는 계란을 먹은 식탁 앞에서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다.
매일 둥지에서 알을 꺼내는 것이 내 일이라 화살이 나에게 올 게 뻔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. 어미가 이를 알아차리자 옆에 서서 말했습니다. 아버지는 즉시 “닭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.
아버지가 무서워서 한여름 밤에 휘파람도 못 불고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. 밤에 휘파람 부는 것은 남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. 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한 적이 없다. 다행히 엄마의 진지한 말에 그날 위기는 모면했지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.
1994년 1월 21일 생성